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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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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r0j1cg
조회 :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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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의 눈은 지칠대로 지쳐보였다. 그런 설희를 지켜보는 금지 역시 마음편할 턱이 없었다. 책임감이 강한 설희는 다른 동무들 보다 서너 벌의 의복을 더 만들었다. 솜씨도 솜씨이거니와 일을 재미있어 했기 때문이다. 허나. 이틀간 잠까지 설치며 생각시복을 만들었으니 무작정 기쁘기만 할리는 없었다. 만들어진 생각시복을 정리하는 금지가 설희에게 말했다. "설희야. 왜 그리 열심히 하는거야 ?" "난 어머니의 말씀을 잘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 "우리 어머니께서 옷을 만드실 때 내가 재미있는지 물은적이 있었어. 어머니는 재미가 없어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고 하셨어. 난 그 말을 잘 모르겠어." "그럼 넌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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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마십시오. 울지마십시오. 슬프옵니다." 임금이 보인 눈물에 잠시 당황하던 아연은 곧 입을 열어 말했다. 아연의 눈에 임금이 아이로 보였던 것은 착각일까. "송구하옵니다. 사내가 이리 눈물을 보이니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사내는 사람이 아니덥니까. 임금은 사람이 아니덥니까. 사람이 힘이들고 지칠때는 울어도 괜찮습니다. 그게 누구든 예외는 없습니다. 지치고 힘드실땐 제게 기대시지요." "마음이 편해지게 만드는 묘한 것이 있나 봅니다. 마마님 곁에 있으면 자꾸만 마음이 편해지게 됩니다." "전하. 모든것이 좋습니다. 허나 말씀을 낮추세요. 다른 사람들이 어찌 볼지 모릅니다. 혹여나 다른 사람이 듣고 있지는 않을까 자꾸만 걱정이 됩니다. 전하는 임금이시고 저는 이제 갓 상궁이옵니다." "임금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저는 사내이옵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리 말을 높일 수 없으니 둘이 있을때 만이라도... 둘이 있을때 만이라도 이리 말하고 싶습니다. 이게 편합니다. 이게.. 저희에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전하. 그럼 그리 하시지요. 전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아연은 행복 한 것을 느꼈다. 궁에서 이런 행복을 느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권력이라는 것에는 한치도 관심이 없었다. 그냥 단지 임금과 함께 있으면 행복할뿐이었다. 임금은 아연의 배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생각으로 행복해 보였다. 다른 후궁들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을 때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임금의 얼굴에서 어느새 근심은 사라진 듯 보였다. 설희와 상진의 만남은 잦아 지고 있었다. 설희는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에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준 상진에게는 늘 고마울 따름이었다. 설희와 상진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술은 말입니다. 누가 그랬듯이. 사람을 살릴수도 있지만, 죽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곳에만 써야 합니다. 그리하라고 생겨난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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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정도가 관청 큰방에 앉아 있었다. 열살을 넘긴 아이들은 금사미단 여부를 검사하였다. 그동안 훈육상궁의 금사미단 유래를 들었다. 훈육상궁은 정이 많은 사람 같았다. 다정한 훈육상궁 덕에 설희와 금지는 걱정을 조금 덜었다. 금사미단을 마치자 훈육상궁은 수련생 앞에 서서 말했다. "이제 궁으로 갈 것이니 잘 듣거라. 궁에 들어가면 새벽부터 일어나 배우고 익힌 후 훌륭한 아이만 골라 각 처소로 배치될 것이다. 그리 하면 생각시가 되는 것이다. 보름 후 결과를 가리니 그때까지는 나인과 같은 방을 쓰며 가르침을 받거라. 자. 채비를 갖추거라." 설희와 금지는 수근거리는 수련생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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