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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1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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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6zehdn
조회 :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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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대가 다른 사람도 아닌 노상궁이 였으니 말이다. "한상궁은 지금 당장 노상궁을 내 처소로 들라 하시요 !" 중전은 이런일은 전혀 생각지 못하였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설희를 불러도 노상궁에게 전해 온 서투른 변명으로 자신을 찾지 않았던 설희였다. 설마설마하여 침방을 직접 찾았는데, 그런 꼴을 보았으니 머리가 아팠다. "침방의 노상궁 들었사옵니다." "어서 들라하라 !" 노상궁이 들어 절을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자네가 왜 여기에 왔는줄 아는가 ?" 중전은 이유를 모른다는 표정의 노상궁을 보니 기가 찼다. "어찌 두 나인에게 그런 짓을 하였단 말이요 !" "그, 그건..." "내가 아끼는 나인이고, 노상궁과 사의에게 큰 벌을 내리려던 것을 말리던 나인이요 ! 그런 나인에게 모진 일만 시키고 손지검까지 하다니요 !" "오해 이옵니다. 그 일은 원래 서로 돌아가며 맡아하던 것이옵고, 손지검을 한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그 일은 한달씩이나 이나인이 맡아 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내 그 이유도 궁금하오. 어디 한번 대 보시요 !" "그, 그건..." "어찌 말을 못하시오 ! 내 듣자하니 이 나인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연유를 물어 그랬다 들었소 ! 그런 짓을 하고도 벌을 면할수 있을 줄 알았소 ?!" "소인.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노상궁은 절을 꾸벅꾸벅하며 중전에게 사죄를 하였다. 하지만 중전은 용서할 마음이 없는 듯 하였다. "마마. 침방의 이 나인과 한 나인 들었사옵니다." "들라하시오." 설희와 금지가 중전에게 절을 올리고는 자리에 앉았다. 먼저 입을 연것은 설희였다. "마마. 노 상궁마마님을 벌하지 마시옵소서." "그 무슨 말이냐 ! 너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이 용서가 되지 않는다 !" "마마. 저는 한낱 나인 이옵니다. 저를 상궁마마께서 벌하신 것은 정당하옵니다." "마마. 소녀 역시 그리 생각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전은 두 나인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마음씨 고운 두 나인이다. 자신이 설희를 아끼는 이유도 그 것이고, 또한 이런 일을 겪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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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다. 차라리 의복을 만드는 일이면 기꺼이 하겠지만, 제대로 만들어 지지 않은 침구를 수선하는 일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였다. 설희는 한달 전부터 계속하여 이런 일만 하였다. 의복을 만들어 본지는 꽤나 오래 된 듯 하였다. 사의사건이 끝나고 노상궁에게 미움을 산 설희는 이런 일 밖에 할 수가 없었다. 가끔 최상궁이 제대로 된 일거리를 주어도, 노상궁이 다른 나인들에게 맡겨버리기 일수였다. 설희는 침구를 꼼꼼히 살펴 보면서 좀 전의 일을 떠올렸다. 자신이 상진이라고 말하는 강판관 앞에서 금지와 설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린시절 무척이나 친하였던 동무였지만, 지금은 내의원의 판관이다. 상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설희는 고민이었다. 자신의 언니에게 마저 말을 높여야 하는데 상진에게 다를 도리가 없었다. 자신에게 늘 잘 대해주었고,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도와주었다. 그런 강판관이 상진이라니 설희는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아얏 !" 다른 생각을 하며 일을 하던 설희가 바늘을 잡으려 할 때, 삐져나온 녹슨 못에 찔려 버린 것이다. 피가 나는 손가락을 헌겊에 닦으려 할 때 금지가 설희를 불렀다. "설희야." "응 ?" 손을 보며 걱정할 금지를 생각해 피나는 손을 가만히 바닥으로 내려놓고 금지를 보았다. 금지는 설희의 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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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던 금지는 어쩐일인지 눈물을 꾹 참는 듯 하였다. "설희야... 울지마... 나도 이렇게 버티고 있잖아." 금지의 말에 설희는 감정이 더욱 북받친 듯하였다. 여태껏 어떤 일에도 참을 수가 있었는데 이런 모욕은 견딜 수가 없었다. 평소 친하던 침방의 나인들이 설희와 금지에게 모여 들었다. 다들 우는 설희를 달래주고 금지의 뺨을 매만저 주었다. "무슨 소란이냐 !" 중전의 목소리에 나인들은 일렬로 섰고, 금지 역시 자리에서 일어 섰다. 울고 있는 설희만 일어 서지를 못하였다. "이나인이 아니냐. 무슨일인지 어서 고해 보아라 !" "저..." 금지가 입을 열었다. 중전과 뒤를 따른 상궁들은 금지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노상궁 마마님께서 설희에게 한달 전 부터 모진일만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상궁마마님께 연유를 여쭈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저희를 벌하셨습니다..." 중전은 붉어진 두 여인의 뺨을 보며 화난 듯 보였다. 자신이 아끼는 설희가 그리 되었으니 화날만도 하였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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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의 아이 때문에 이미 사내아이를 잊은지 오래였다. ※ 궁중여관 (宮中女官) ※ 설희는 정연이 일하는 모습을 아까부터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정연은 그런 설희가 신경쓰였지만 급히 끝내야 하는 일이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설희는 정연이 의복을 만드는 것을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더니, 정연에게 물었다. "어무니. 그 일이 재밌으셔요 ?" "재미있어서 하는건 아니란다." "그럼 왜 하시는 겁니까 ?" "때론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것이 있단다." "어무니. 제게도 수놓는 방법을 가르쳐 주셔요."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는 정연을 보는 설희의 모습이 참으로 기특했다. 정연은 배움에 욕심이 많은 설희를 보며 대견해했다. "안됩니까. 어무니 ?" "허나. 넌 글공부도 해야하지 않느냐." "그.그치만. 수도 놓고 싶습니다. 저도 어무니처럼 옷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럼 글공부도, 수놓는 것도 모두 열심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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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새참을 바닥에 두고는 멍한 눈으로 달려 오셨다. "금지야.. 금지야.. 내딸 금지 맞니 ?" "네. 금지 이옵니다." "금지야 !!" 금지 아버지가 금지를 꼭 껴 안았다. 오랜만의 가족의 재회는 눈물 겨웠다. 설희는 대장간에 혹 어머니가 계시지 않을까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정신없는 대장간안에서 정연의 흔적은 발견 되지 않았다. 둘러보는 설희를 본 금지 어머니는 머뭇 거리며 설희에게 다가왔다. "설희야..." "아주머니. 어머니는요 ? 이리로 가보라고 하던데. 어디계세요 ?" ".......그게 말이다. 설희야." "어서 말씀해 주셔요.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그,그게............돌아...돌아가셨다...." 환하게 웃던 설희의 얼굴이 경직되어 버렸다. 보퉁이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설희는 다시금 물었다. "무슨 말씀이셔요. 장난치지 마셔요. 어머니는... 어디..계셔요..?" "....두해전. 돌아..가셨다.." 고개를 푹 숙이고 말하는 금지 어머니의 모습에 설희는 현실임을 깨달았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머리와는 달리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무니.... 어무니..............어무니께서.... 돌아..가셔요.....?" ".........아연이에게 전언을 넣었는데.. 듣지 못하였니..?" "장난하시는거죠 ? 그러지마셔요... 그러지.. 그러지 마셔요.." 설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런 모습을 본 금지 역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설희는 여지껏 어머니께서 건강히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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