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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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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4apjv
조회 : 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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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궁을 걷는 것이었다. 어둡고 으슥한 곳을 걷던 임금의 귀에 여인네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임금은 두려움도 잊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조금씩 걸어갔다. "거기 누구 있으십니까.." 갑작스런 사내의 목소리에 아연은 무척이나 놀란 듯 싶었다. 아연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았다. 어두워 얼굴이 잘 보이지않아 누군지는 알수 없었으나, 무척이나 위엄있는 모습이었다.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지나가시지요." "울고있는 여인을 보았는데 어찌 그냥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냥.. 그냥 가 주십시오.." "왜 이런 곳에서 울고 계십니까." 눈물을 닦던 아연이 순간 사내의 다정한 소리에 울컥하며 멈추었던 눈물이 다시 흘렸다. "..울지 마십시오. 여쭙지 않겠습니다. 그만 우시지요." 임금은 어느새 앉아 울고있는 아연의 옆에서 다독이고 있었다. 고운 여인이었다. 어두워 자세히 볼수는 없었지만, 나인복을 입고 있는 참으로 고운 여인 인 것같았다. 한참을 울던 아연이 목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 어미는 두 해전 돌아가셨습니다." "그러십니까.." "어린시절 잘 아시던 아주머니께서 전언을 넣어 주셨는데, 저는 그 사실을 제 동생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어찌 그러셨습니까.." "...제 동생은 궁 생활을 즐거워 하는 아이입니다. 그런 동생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허나. 후에 알게 될 것이지 않습니까." "...조금만 조금만 있다가 이야기 하려 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두해가 지났습니다. 제 동생이 출궁휴가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제 어머니의 임종 사실을 알게 되었구요.." "...어찌 그런일이.." "제 동생이 저를 보며 밉다 하였습니다. 정말 슬픈 눈으로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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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 두 딸이 어찌나 똑같은지. 궁생활을 즐거워 하는 설희를 보며 정연은 내심 걱정이 되었다. 1434년 (세종 16)년 6월 장영실(蔣渶實)이 자격루(自擊漏 : 물시계.)를 만들었고, 이 해, 동북면에 6진(六鎭) 설치되었다. 그리고 그 해에. 설희와 금지는 나인식을 치르게 되었다. 설희와 금지가 입궁한지 14년. 20세가 되는 해였다. 머리를 두 갈래로 땋은 후 다시 그것을 틀어 올려 위 아래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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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네. 소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오늘은 이만 가보거라." "네. 마마." 설희는 중전의 처소에서 나온 후 여러가지 생각을 하였다. 중전마마께 어울릴 만한 노리개와 떨잠을 준비해야 하였다. 침방의 일만으로도 무척이나 바쁨에도 불구하고 설희는 즐거워 보였다. ※ 궁중여관 (宮中女官) ※ 유난히도 밝고 화창한 날이 밝았다. 궁은 어느데라 집을 수 없이 무척이나 바빴다. 중전의 탄신일이 찾아 온 것이다. 최상궁은 어렵게 만든 의복을 들고 중전의 처소로 갔다. 중전은 자리를 비웠으며, 최상궁은 의복을 상궁에게 맞긴 후 침방으로 돌아왔다. 설희는 아침부터 서둘렀다. 중전의 부탁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 최상궁보다 조금 늦게 중전의 처소에 갔지만 여전히 중전은 없었다. 설희는 가만히 앉아 초조히 중전을 기다리다가 노상궁의 호출로 인해 잠시 침방으로 갔다 다시 중전의 처소로 돌아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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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대가 다른 사람도 아닌 노상궁이 였으니 말이다. "한상궁은 지금 당장 노상궁을 내 처소로 들라 하시요 !" 중전은 이런일은 전혀 생각지 못하였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설희를 불러도 노상궁에게 전해 온 서투른 변명으로 자신을 찾지 않았던 설희였다. 설마설마하여 침방을 직접 찾았는데, 그런 꼴을 보았으니 머리가 아팠다. "침방의 노상궁 들었사옵니다." "어서 들라하라 !" 노상궁이 들어 절을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자네가 왜 여기에 왔는줄 아는가 ?" 중전은 이유를 모른다는 표정의 노상궁을 보니 기가 찼다. "어찌 두 나인에게 그런 짓을 하였단 말이요 !" "그, 그건..." "내가 아끼는 나인이고, 노상궁과 사의에게 큰 벌을 내리려던 것을 말리던 나인이요 ! 그런 나인에게 모진 일만 시키고 손지검까지 하다니요 !" "오해 이옵니다. 그 일은 원래 서로 돌아가며 맡아하던 것이옵고, 손지검을 한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그 일은 한달씩이나 이나인이 맡아 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내 그 이유도 궁금하오. 어디 한번 대 보시요 !" "그, 그건..." "어찌 말을 못하시오 ! 내 듣자하니 이 나인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연유를 물어 그랬다 들었소 ! 그런 짓을 하고도 벌을 면할수 있을 줄 알았소 ?!" "소인.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노상궁은 절을 꾸벅꾸벅하며 중전에게 사죄를 하였다. 하지만 중전은 용서할 마음이 없는 듯 하였다. "마마. 침방의 이 나인과 한 나인 들었사옵니다." "들라하시오." 설희와 금지가 중전에게 절을 올리고는 자리에 앉았다. 먼저 입을 연것은 설희였다. "마마. 노 상궁마마님을 벌하지 마시옵소서." "그 무슨 말이냐 ! 너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이 용서가 되지 않는다 !" "마마. 저는 한낱 나인 이옵니다. 저를 상궁마마께서 벌하신 것은 정당하옵니다." "마마. 소녀 역시 그리 생각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전은 두 나인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마음씨 고운 두 나인이다. 자신이 설희를 아끼는 이유도 그 것이고, 또한 이런 일을 겪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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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대가 다른 사람도 아닌 노상궁이 였으니 말이다. "한상궁은 지금 당장 노상궁을 내 처소로 들라 하시요 !" 중전은 이런일은 전혀 생각지 못하였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설희를 불러도 노상궁에게 전해 온 서투른 변명으로 자신을 찾지 않았던 설희였다. 설마설마하여 침방을 직접 찾았는데, 그런 꼴을 보았으니 머리가 아팠다. "침방의 노상궁 들었사옵니다." "어서 들라하라 !" 노상궁이 들어 절을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자네가 왜 여기에 왔는줄 아는가 ?" 중전은 이유를 모른다는 표정의 노상궁을 보니 기가 찼다. "어찌 두 나인에게 그런 짓을 하였단 말이요 !" "그, 그건..." "내가 아끼는 나인이고, 노상궁과 사의에게 큰 벌을 내리려던 것을 말리던 나인이요 ! 그런 나인에게 모진 일만 시키고 손지검까지 하다니요 !" "오해 이옵니다. 그 일은 원래 서로 돌아가며 맡아하던 것이옵고, 손지검을 한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그 일은 한달씩이나 이나인이 맡아 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내 그 이유도 궁금하오. 어디 한번 대 보시요 !" "그, 그건..." "어찌 말을 못하시오 ! 내 듣자하니 이 나인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연유를 물어 그랬다 들었소 ! 그런 짓을 하고도 벌을 면할수 있을 줄 알았소 ?!" "소인.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노상궁은 절을 꾸벅꾸벅하며 중전에게 사죄를 하였다. 하지만 중전은 용서할 마음이 없는 듯 하였다. "마마. 침방의 이 나인과 한 나인 들었사옵니다." "들라하시오." 설희와 금지가 중전에게 절을 올리고는 자리에 앉았다. 먼저 입을 연것은 설희였다. "마마. 노 상궁마마님을 벌하지 마시옵소서." "그 무슨 말이냐 ! 너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이 용서가 되지 않는다 !" "마마. 저는 한낱 나인 이옵니다. 저를 상궁마마께서 벌하신 것은 정당하옵니다." "마마. 소녀 역시 그리 생각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전은 두 나인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마음씨 고운 두 나인이다. 자신이 설희를 아끼는 이유도 그 것이고, 또한 이런 일을 겪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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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마십시오. 울지마십시오. 슬프옵니다." 임금이 보인 눈물에 잠시 당황하던 아연은 곧 입을 열어 말했다. 아연의 눈에 임금이 아이로 보였던 것은 착각일까. "송구하옵니다. 사내가 이리 눈물을 보이니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사내는 사람이 아니덥니까. 임금은 사람이 아니덥니까. 사람이 힘이들고 지칠때는 울어도 괜찮습니다. 그게 누구든 예외는 없습니다. 지치고 힘드실땐 제게 기대시지요." "마음이 편해지게 만드는 묘한 것이 있나 봅니다. 마마님 곁에 있으면 자꾸만 마음이 편해지게 됩니다." "전하. 모든것이 좋습니다. 허나 말씀을 낮추세요. 다른 사람들이 어찌 볼지 모릅니다. 혹여나 다른 사람이 듣고 있지는 않을까 자꾸만 걱정이 됩니다. 전하는 임금이시고 저는 이제 갓 상궁이옵니다." "임금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저는 사내이옵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리 말을 높일 수 없으니 둘이 있을때 만이라도... 둘이 있을때 만이라도 이리 말하고 싶습니다. 이게 편합니다. 이게.. 저희에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전하. 그럼 그리 하시지요. 전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아연은 행복 한 것을 느꼈다. 궁에서 이런 행복을 느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권력이라는 것에는 한치도 관심이 없었다. 그냥 단지 임금과 함께 있으면 행복할뿐이었다. 임금은 아연의 배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생각으로 행복해 보였다. 다른 후궁들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을 때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임금의 얼굴에서 어느새 근심은 사라진 듯 보였다. 설희와 상진의 만남은 잦아 지고 있었다. 설희는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에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준 상진에게는 늘 고마울 따름이었다. 설희와 상진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술은 말입니다. 누가 그랬듯이. 사람을 살릴수도 있지만, 죽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곳에만 써야 합니다. 그리하라고 생겨난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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