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자국 기업에 美 등 기업 제품 교체 지시 극비 문건" WSJ
"79호 문건, 국유 기업에 외국제 소프트웨어 대체 요구"
중국이 자국 국영기업들에게 미국 기술 기업 소프트웨어 등 제품을 교체하도록 지시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이 극비 문건은 '79호 문건(Document 79)'이다. 문서의 번호를 따서 명명됐다.
너무 민감한 문건이라 고위 관리, 간부들만 볼 수 있으며 사본 작성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WSJ는 전했다.
이 문건은 미국이 중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규제, 제재를 강화하던 2022년 9월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SASAC)가 발행했다. SASAC는 중국 100대 상장기업 중 60개 이상을 국유기업을 감독하고 있다.
신문은 이러한 중국 정부의 지침이 미국 기술을 중국 밖으로 추방하려는 노력의 확대 차원이라며 이를 중국이 '미국 삭제(Delete America)'의 약자인 '딜리트 A(Delete A)'로 불린다고 전했다.
79호 문건은 구체적으로 금융과 에너지 등 국영 기업들에게 2027년까지 정보기술(IT) 시스템에 있는 외국제 소프트웨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기본적인 사무용 물품에서 공급망 관리 등 비즈니스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교체 후 상황을 분기별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들은 중국산 대체품의 질이 좋지 않더라도 국내산에 대한 구매를 의무적으로 늘려왔다.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방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열리는 일부 무역 박람회에서 난징의 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는 구매자들이 공급망 '딜리트 A'를 돕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2006년 중국과의 기술 논의에 참여했던 미국의 한 전직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는 신문에 "중국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으며 지적 재산이 주요 과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은 기회의 감각이 사라진 느낌이다. (미국) 기업들은 그저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