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공동 캠페인
< ※편집자 주 : 조기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가고 있지만, 아직도 건강검진을 제때 받지 않아 질환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 형편이다. 하지만, 뒤늦게 발견된 질환은 본인이나 가족의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손해를 끼친다. 이에 연합뉴스는 최근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건강검진 만족도 1위를 차지한 서울성모병원과 공동으로 조기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특집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이번 시리즈는 조기건강검진의 중요성과 건강검진 분석표의 해석요령, 전문가와의 인터뷰 등을 담았다. >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1.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송모(54)씨는 최근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프리미엄 건강검진 서비스를 받았다.
평상시 건강하다고 자부하면서 일에만 몰두해온 송씨는 그동안 건강 검진을 한번도 받지 않다가 아들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자신을 위해 호강한다는 생각으로 건강검진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도중 많은 수의 용종이 발견됐고, 조직검사 결과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했고, 신속하게 외래로 연결돼 빠른 시일 안에 수술을 받아서 지금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2. 병원에서 일하는 김모(38)씨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 있었다. 누구보다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큰 병이 나올까 봐 무섭다고 건강검진을 마다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해 지난해 9월 초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시켜드렸다.
하지만, 설마 했던 걱정은 현실이 됐다. 검진 결과, 어머니는 갑상선암, 아버지는 폐암으로 각각 진단받은 것이다. 몸이 아플 때마다 시골의 내과병원을 찾아 증상을 억제하는 게 고작이었던 부모님은 몸속에 암 덩어리가 크는 줄도 모른 채 지내왔던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첨단 갑상선
초음파 검사장비와 1㎜의 병변도 3D로 확인해 오차를 줄인 `64 듀얼 챔버 CT'를 이용한 저선량 폐CT 덕분으로 암을 초기(1기)에 발견했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지금 김씨의 부모는 신속한 진단과 수술 덕택으로 큰 문제 없이 회복 중이다.
김씨는 "당시 가슴이 철렁했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면서 "조기검진과 진단장비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라이프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요즘, `조기 건강검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위암으로 투병 중에 숨진 배우
장진영씨 등 유명 연예인의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조기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3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고 장진영씨의 경우 위암이 더 진행되기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더라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만큼 건강검진은 건강한 사람이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가장 확실한 자기 관리법에 속한다.
그렇다면, 건강검진을 언제, 어떻게 받아야 하는 것일까?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건강증진의학과 이강숙 교수는 "자기 관리를 위한 건강계획을 무리하게 세우기보다는, 먼저 종합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알아보고 그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받아 실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현대인의 질병이 생활습관을 비롯한 환경요인에 의해 예고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질병이 진행된 후에 질병을 고치는 `치료'의 개념에서 벗어나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요인을 미리 찾아내 건강을 유지, 증진시키는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암등록사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1999-2005년 한국인의 암 발생은 매년 2.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평균수명까지 생존 시 남자 3명 중 1명, 여자 4명 중 1명에게서 암이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암발병률은 사회생활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30대 후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0대 후반 이후 정점에 달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현대인들은 암 뿐만 아니라 업무 및 가정생활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와 불규칙적인 생활습관탓으로 심혈관계질환과 뇌혈관계질환 등의 성인병에 노출돼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내 몸의 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다'는 비전문가적 자가진단에 치우친 나머지 질병의 초기증상도 알아채지 못한 채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자신이 혹시나 큰 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에 건강검진을 두려워하거나 기피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도 `만약,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금전적 손해가 아닌가'라는 이율배반적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건강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사회활동을 위한 안정을 찾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생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검진 결과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도, 누적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평생의 건강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강숙 교수는 "건강 검진의 가장 큰 장점은 질병의 조기 발견에 따른 높은 치료 가능성"이라며 "예를 들어 위암의 경우 암이 근육층이나 장막층까지 퍼지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게 되면 수술을 통한 완치율이 90~95%나 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체돼 암이 여러 곳에 퍼진 상태로 발견되면 완치율이 2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대부분의 암은 별다른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자각 증상을 느끼고 검사를 하게 되면 이미 암이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느냐, 이미 진행된 이후에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완치와 시한부 인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강검진은 한국인의 주된 사망 원인인 암과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에 대한 기본검사와 정밀검사로 나뉜다.
기본검사에는 대개 신체계측(신장, 체중, 체성분 검사), 혈압 및 시력 측정, 혈액검사, 대소변 검사, 흉부 X선 촬영, 복부 초음파 검사, 위 내시경 검사 등이 있으며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검사와 유방 X선 검사가 추가된다.
정밀검사는 호흡기, 소화기, 심혈관, 뇌 등 신체 각 분야를 보다 세밀하게 보는 과정이다. 이 검사에는 각종 정밀 혈액 검사, 폐암 조기 진단을 위한 흉부 CT와 대장암 선별을 위한 대장내시경, 뇌 MRI 및 MRA 검사, 심장 CT 검사, 골밀도 검사 등 다양한 검사들이 추가 항목으로 설정될 수 있다.
언뜻 보아도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병원마다 항목도 다양하고 그만큼 복잡하다. 그래서 이것저것 따져보다가도 결국 `다 알아서 검사해주겠지'라며 패키지형 종합 정밀검진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정밀 검사를 위한 CT, MRI, PET 등 고가장비가 동원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된다. 따라서 보다 효율적인 건강검진을 위해서는 무작정 패키지형 종합 정밀검진을 선택하기보다는 어떤 검사가 나에게 필요할지, 꼭 받아야 하는 검사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전문가들과 상담을 거쳐 검진 프로그램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가족 중 흔히 발견됐던 질병이나 과거 앓았던 질병, 흡연이나 음주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있다면 이와 관계있는 질병, 그리고 평소 증상이 있었으나 특별한 검사 없이 참고 지냈던 경우 등에 대한 검사를 중심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권고한다.
예를 들어 일가친척 및 가족 중에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이 있었던 경우라면 심장에 대한 정밀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에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심장 질환 위험이 큰 만큼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후 결과에 따라서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대한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흡연자라면 각종 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크게 높아지므로 폐암에 대한 정밀 검사뿐만 아니라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및 기타 암에 대해서도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물론 비흡연자라고 해서 이 부분에 안심을 해서는 안된다. 간접흡연을 통해 흡연자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정기적인 검사 통해 점검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건강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치료하는 데 있어서 경제적인 측면 등 여러모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규용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검진이 단순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평생 건강할 수 있도록 건강 계획을 수립해주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이어 "개인별 습관이나 성격, 식생활, 가족력 등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가족 단위로 건강 검진을 받고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면, 개별적인 건강관리보다 훨씬 효율적인 비용으로 체계적인 예방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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