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은 진한 에스프레소를, 어떤 분은 우유가 듬뿍 들어간 부드러운 라떼를 '완벽한 커피'라고 말합니다. 똑같은 원두를 두고도 취향이 갈리죠. '행복'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누군가 정해줄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취향의 영역 말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행복의 레시피'를 가지고 태어났을지도 모릅니다.
1. 행복, 그 천 개의 얼굴
최근에 열린 수원 웨딩박람회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곳은 마치 '행복'이라는 단어를 백화점처럼 화려하게 진열해 놓은 곳 같았어요. 수백 개의 부스가 각기 다른 '행복의 완성본'을 경쟁하듯 제시하죠. '이 드레스를 입는 것이 지고의 행복입니다', '이곳으로 떠나는 것이 꿈꾸던 행복입니다', '이 앨범을 만드는 것이 영원한 행복의 증거입니다'라고 저마다 큰 소리로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그 화려함과 설렘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수원 웨딩박람회 같은 곳에서 행복의 '견본' 혹은 '정답지'를 찾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골라야 실패하지 않을지, 어떤 선택이 가장 '행복해 보일지' 고민하면서요.
2. '스드메'라는 행복의 공식
결혼 준비의 꽃이라 불리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부스는 수원 웨딩박람회에서도 단연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입니다. 반짝이는 티아라, 완벽한 조명 아래서 찍은 샘플 사진, 최고급 원단으로 만든 눈부신 드레스는 '이렇게 하면 당신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강력하고도 달콤한 메시지를 보냅니다. 물론 아름답고, 그 순간의 황홀함은 분명 큰 기쁨일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의 유일한 공식일까요? A부스가 제안하는 행복(럭셔리함과 웅장함)과 B부스가 제안하는 행복(내추럴함과 소박함)이 조금씩 다르듯, 우리의 행복도 그 공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습니다. 이번 수원웨딩박람회 유독 그 '다름'과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는 것처럼 보여도,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미묘하게 다른 결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3. 부스 너머에 있는 것들
화려한 조명과 친절한 상담 테이블이 가득한 수원 웨딩박람회에서는 결코 팔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함께 맞는 비 오는 날 아침'이나 '퇴근 후 현관에서 나누는 지친 포옹', '서로의 썰렁한 농담에 배를 잡고 웃는 순간' 같은 행복은 팔지 않죠. 그건 견적서에 담을 수도, 상품으로 포장할 수도 없는, 지극히 사적이고 일상적인 '가치'이니까요. 박람회는 분명 복잡다단한 결혼 준비의 수고를 획기적으로 덜어주는 고마운 시스템입니다. 저도 수원 웨딩박람회가 제공하는 방대한 정보와 편리함은 전적으로 인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집중해야 할 행복의 모양은 어쩌면 그 반짝이는 부스 너머에,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 켜켜이 쌓여있을 겁니다. 수원 웨딩박람회에서 큰마음 먹고 계약한 두꺼운 앨범보다, 훗날 낡은 휴대폰에 우연히 담긴 둘만의 웃긴 표정의 사진 한 장이 더 큰 행복의 증거가 될 수도 있죠.
4. '남들처럼'이 아닌 '나답게'
우리는 종종 '남들만큼은 해야지', '그래도 이 정도는 해줘야지'라는 암묵적인 기준에 자신의 행복을 맞추곤 합니다. 수원 웨딩박람회의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스튜디오', '제일 많이 선택한 예물 구성', '요즘 가장 유행하는 신혼여행지'를 자연스레 찾게 되죠. 그것이 나쁜 선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미 많은 사람에게 검증된 선택이고, 효율적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인기 상품'이 과연 '나의 행복'과 정확히 일치하는지는 한 번쯤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획일화된 행복의 기준은 당장은 고민을 덜어주어 편하지만, 결국 나만의 고유한 색깔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수원 웨딩박람회의 그 인파 속을 걸으며, 이 모든 근사한 트렌드 속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인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5. 그래서, 당신의 행복은 어떤 모양인가요?
결혼은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한 수많은 길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수원 웨딩박람회는 그 길을 좀 더 멋지고 화려하게, 혹은 좀 더 실속 있게 포장해 주는 친절한 안내서 같은 것이고요. 중요한 것은 그 안내서가 제시하는 '모범 답안'이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내'가 스스로 정의하는 행복을 발견하고 매일매일 가꾸어 나가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수백만 원짜리 드레스가 그 행복의 모양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함께 떠나는 3박 4일의 소박한 국내 여행이,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주말 오후에 나란히 누워 읽는 책 한 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스마다 다른 행복의 정의를 구경하는 것은 분명 즐겁고 유용한 일이지만, 결국 내 행복의 답안지는 내 안에만 있습니다. 자, 이제 당신의 행복은 어떤 모양인지, 그 스케치북을 찬찬히 펼쳐볼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