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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임산부 대낮 '묻지마 총격' 피살

시애틀 도심서 차타고 이동중
남성 다가와 차에 수차례 총격
태아 사망·동승 남편은 생존

체포된 용의자 중범폭행 전력
경찰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

13일 한인 임신부가 총에 맞아 사망한 시애틀에서 경찰관들이 총격을 받은 테슬라 주변을 통제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차량 운전석 창문에 총알 구멍이 선명하게 보인다. [KIRO 7 캡처]

13일 한인 임신부가 총에 맞아 사망한 시애틀에서 경찰관들이 총격을 받은 테슬라 주변을 통제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차량 운전석 창문에 총알 구멍이 선명하게 보인다. [KIRO 7 캡처]

만삭의 한인 임신부가 시애틀 도심 한복판에서 대낮에 무차별 총격을 받아 이 여성과 태아가 사망했다.
 
시애틀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1시 벨타운 지역 4가와 레노라 스트리트 교차로에 정차한 흰색 테슬라 차량에 한 남성이 다가가 이 차에 타고 있던 권이나(34·여)씨 부부를 향해 6차례 총격을 가했다.
 
임신 8개월째인 권씨는 총격 직후 인근 하버뷰메디컬센터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의료진은 응급 분만을 시행했지만, 태아 역시 곧 숨졌다. 카운티검시소에 따르면 권씨는 머리, 폐 등에 총 4차례 총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승자인 남편 권성현(37)씨는 팔에 총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 인근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용의자는 30세인 코델 모리스 구스비로 확인됐다. 워싱턴주 신분증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 2017년 일리노이에서 살상무기에 의한 중폭행 전과 기록이 있었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용의자는 범행에 사용된 권총(스미스&웨슨 M&P 9mm)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확인 결과 이 총기는 워싱턴주 레이크우드 지역에서 도난당한 총기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경찰 발표로 미루어 볼 때 전형적인 ‘묻지마 범행’으로 추정된다.
 
시애틀경찰국 톰 마하피 부국장은 “용의자가 차로 접근해 총격을 가하기 전 용의자와 권씨 부부 사이에는 아무런 접촉이나 대화 등이 없었다”고 말했다.  
 
본지가 확인한 경찰 보고서에는 “용의자는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권씨) 차에서 총을 봤기 때문에 (나도)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이러한 증언은 수사관들이 입수한 사건 당시 영상의 내용과 모순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경찰 보고서에는 “용의자는 체포되면서 ‘내가 해냈다(I did it)’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시애틀 지역 유명 관광 명소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불과 1마일 내 지점으로 행인이 많은 곳이다.  
 
이번 사건으로 현재 시애틀 지역 한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시애틀 한인상공회의소 케이 전 이사는 “총격 피해를 본 부부는 현재 3살 된 아들을 두고 있고, 사건이 발생한 벨타운 지역에서 일식집 ‘아부리야’를 운영하고 있다”며 “사건 발생 지역이 우범 지대도 아닌 데다 사람이 많은 대낮에 총격이 발생해 한인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는 게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시애틀경찰국 살인과는 증오범죄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워싱턴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호권 씨는 “얼마 전 텍사스에서도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한인 일가족이 피해를 보았는데 이번에도 한인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며 “아시안 증오범죄 여부에 대해서도 당국이 명확하게 밝혀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시애틀 지역의 범죄율은 계속 급증하고 있다. 시애틀경찰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애틀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총 32건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발생한 평균 살인 사건(31.5건)을 벌써 웃도는 수치다. 지역 언론 더포스트밀레니얼은 14일 “경찰 예산 삭감으로 600명에 가까운 경관을 줄였고, 심지어 시애틀 경찰 국장은 최근 경관들에게 경범일 경우 용의자를 쫓지 말라는 명령까지 내려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장열·김예진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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