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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1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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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e5swu
조회 : 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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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시돌아온 중전의 처소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워 보였다. "누가 감히 이런 짓을 하였단 말이냐 !!!" "마마. 무슨일이 옵니까." 무척이나 화난 듯한 중전의 목소리를 들은 설희는 중전의 처소로 빠르게 들어갔다. 중전은 최상궁이 만든 의복을 손에 쥐고 역정을 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잘 알지 못하였지만, 다시 한번 의복을 보았을 때는 그 의복이 이리저리 찢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 어찌 이런일이.. 마마. 대체 어찌된 것입니까." 중전은 설희를 보았다. 오늘 설희가 자신을 꾸며주기로 하였다. 최상궁의 의복을 마음껏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설희나 다른 침방의 사람 뿐이고, 이른 아침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처소에 들어올만한 사람은 설희 뿐이었다. 하지만 서툰 의심을 하기 전에 얼마후 있을 연회가 더 중요하였다. "한상궁 아직 시작이 조금 남았으니 어서 다른 의복을 찾아보거라. 그리고 설희 넌 바삐 준비하여라." "네. 마마." 한상궁이 급히 준비해온 의복은 최상궁이 만든 의복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일에 이런 의복을 입는 다는 것이 껄끄러운 중전이었지만,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설희는 준비해온 떨잠을 가체에 꽂았다. 무척이나 단순한 문양의 떨잠은 신기하게도 의복에 너무도 어울렸다. "사의마마 드셨습니다." "들라하라." 중전은 아차하는 표정으로 사의를 들였다. "아. 내가 깜빡했네. 오늘은 침방의 이나인이 나를 꾸며줄 것이니 자네는 쉬게." "허나. 그일은 제 일이 아니옵니까." "오늘 하루만 일세." 사의는 씁쓸한 표정으로 중전의 처소에서 나가려다 다시 뒤돌았다. "혹. 이리 나가실겁니까 ?" "그렇다. 무슨 문제가 있느냐 ?" "허나. 오늘은 마마의 탄신일 이옵니다. 조금 더 화려해야 하옵니다." 설희는 부정하지 않았다. 늘 상감마마나 중전마마 혹은 대비마마의 탄신일에는 화려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설희는 조촐하게 이루어지는 연회인 만큼 조금 덜 화려하였으면 하였다. "마마님.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뭐야 ? 오늘은 다른 사람도 아닌 중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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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한복을 꺼내 입었다. "어무니. 설희이옵니다." "들어오거라." "네. 어무니." "그래. 금지는 갔느냐 ?" "네. 아부지 있는 대장간에 간다고 갔습니다." "그러냐 ? 무슨 일로 대장간에 따라가지 않았느냐." 설희는 대장간에 가기를 좋아했다. 금지의 아비가 일하는 대장간에서 설희는 이것저것 잔심부름을 했다. "어무니. 오늘 궁에 들어 가십니까 ?" "그래. 가야 하겠구나." "어무니. 그럼 이걸 하고 가셔요." 설희는 귀주머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정연은 갑작스런 설희의 행동에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아니. 그것은 떨잠이 아니냐. 그게 어디서 났느냐 !" 정연은 설희를 다그쳤다. 설희는 겁에 질린 듯 말을 더듬었다. "저, 저기. 그, 금지 어무니께서... 그, 그치만 모양이 안 이뻐 아저씨께 이 모양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공으로 받았다는 게냐 ?" "아닙니다 ! 대장간에서 잔심부름 해 주어 고맙다며... 제가 잘 못한 것 입니까 ?" 설희는 공으로 물건을 받으면 어미에게 혼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희는 말을 흐리며 정연에게 차근차근 말했다. 정연은 걱정하던 마음을 풀고 떨잠을 받았다. "아니다. 대견하구나. 이 떨잠은 참 곱구나." 떨잠을 한참 보던 정연은 가체에 꽂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설희는 그것을 막았다. "어무니.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뭐 ?" 설희는 정연의 손에 있는 떨잠을 잽싸게 집어 들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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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금지는 어서 설희 옆에 붙었다. "고얀것. 중전마마께서 그리 이뻐해 주셨는데.. 고얀것.." 노상궁은 설희를 범인이라 확실히 믿는듯 하였다. 설희는 아니라고 자신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노상궁의 매서운 눈매에 기죽어 입을 열지 못하였다. 그런 설희의 모습을 보며 노상궁은 더욱 범인이라 믿는 듯 하였다. 아무말 못하는 설희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금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설희는...설희는... 그럴 아이가 아니옵니다." ※ 궁중여관 (宮中女官) ※ 금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설희는 노상궁에게 간단한 목례를 하고는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머리가 지끈지끈아파왔다. 자꾸만 드는 억울한 생각이 자신을 감싸왔다. 누가 그랬을까. 과연 누가 그랬을까.. 자신을 이리 모욕하는 사람이 누굴까. 설희는 무엇인가가 자신의 숨통을 조여옴을 느꼈다. 궁이란 원래 시기와 질투가 많은 곳이다. 그런 것을 잘 아는 설희였지만, 자신이 그런 질투의 대상이 될줄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였다. 중전은 여러시간째 고민하고 있었다. 의복이야 다시 만들면 되지만 그 괘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범인을 꼭 잡고야 말겠다는 마음이었다. 설희가 가장 유력하였지만 왠지 중전은 그것이 아닌 것 같았다. 설희를 다그치기는 했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이 아팠었다. 설희가 악한 마음을 품고 저지른 일이라기에는 너무나 어설펐다. 악한 마음을 품었으면 더 독한 짓을 하였음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 시각에 설희가 들어온 것을 보았다 하지 않았던가 ? ..........혹 !! 아연은 금지에게서 들은 설희의 소식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생각시 시절 , 아무런 문제 없이 일하였던 설희에게서 뜬금없이 이런 일이 생기다니. 아연은 자꾸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늦은 시각 자신도 모르게 궁궐 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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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설희는 웃으면서 집을 나섰다. 부산댁은 정연이 설희를 낳을 때에 신세를 진 여인이었다. 부산에서 한양까지 올라오는 길에 정연을 만난 부산댁은 정연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그 뒤로 자주 왕래하는 편이었다. 한양에 온 지 다섯해가 지난 해에 부산댁은 시집을 가게 되었고, 얼마전, 아이를 낳았다는 전언을 듣고는 아이 옷을 만들어 전하는 것이었다. 정연은 직접가고 싶었지만, 내일까지 해야하는 일이 급해 설희에게 심부름을 보내었다. 설희는 집 밖을 나서자 혼자 중얼거리며 정연이 전해준 말을 외고 있었다. 부산댁 아주머니집에 가려면 산을 하나 넘어야 했다. 가는 동안 혹여나 전하는 말을 잊을까 걱정이 되어 하는 행동이었다. "축하드린다고 전하고,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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