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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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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84w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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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무척이나 똘똘한 아이였다. 어느새 중전은 설희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설희가 중전의 처소에서 돌아왔을 때 침방은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다. "금지야. 이게 무슨일이야 ?" "최상궁마마님께서 갑자기 쓰러지셨어." "뭐 ? 최상궁 마마님이 ?" "응" "뭐하는게냐. 어서 의녀를 불러오너라 !!" 금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설희를 보고 노상궁이 말했다. 잠시 당황해 하던 설희는 곧 내의원으로 빠르게 갔다. 조심스레 들어간 내의원은 비어있었다. 설희는 다급해 하며 이리저리 둘러보고는 내의원에서 나가려던 찰라에 의관 한명이 내의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무슨일이십니까" "저. 침방에서 일하는 나인이온데, 지금 침방의 마마님이 쓰러지셨습니다." "지금 의녀들이 모두 대비전에 들었는데 이를 어찌하면 좋습니까." 의관이 걱정되는 투로 말을 하였다. 의관은 대비마마께서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셔 의녀들이 모두 들었다하였다. 설희가 대비전으로 가는 도중 한 의녀를 만날 수 있었다. "저. 지금 침방의 마마님이 쓰러지셨습니다." "어서 앞서십시오." 막 대비전에서 나오는 듯한 의녀는 빠르게 걷는 설희의 뒤를 따랐다. "어찌된것입니까 ?" "고뿔끼가 있으셨는데 무리하신 것 같습니다." 얼마후 있을 중전마마의 생신 의복을 준비하느라 무리한 터였다. "오늘 하루 푹 쉬면 나으실 듯 합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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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행이도 뱃속의 아이에게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듯 했다. 금지는 의녀에게 아연을 부탁하고는 설희에게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 궁중여관 (宮中女官) "정말 너무하십니다 !!" "무슨일 입니까 ? 왜 그러시는 겁니까 ?" "어찌 그러실수 있습니까 !!" "무슨 말씀 이십니까" "나으리는 늘 설희 곁에 있었으면서 그것도 모르셨단 말씀이십니까 !!" "항아님께 무슨일이 있습니까 ?" "파, 파상풍이라고 하옵니다... 어찌하면... 어쩌하면 좋습니까.." 상진은 무척이나 놀란듯 보였다. 두통이 있다하여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것이 풍이 오는 징조 일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그럼 지금... 지금 어떻습니까.." "온몸이 마비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수가 없습니다.. 의녀가 말하길. 너무 늦은 듯 하답니다.... 이럴 순 없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정말로 몰랐습니다..." 상진은 고개를 떨구었다. 청천벽력이라는 말은 이 때 쓰는 것일까. 아직 마음조차 전하지 못하였는데, 이리 이별을 하는 것은 안된다 생각하였다. "정말.. 정말 너무하십니다." "설희야. 설희야 나왔어 !" 금지는 상진에게 야속하다는 말을 남기고 설희의 처소로 돌아왔다. 다행히 최상궁이 금지의 일을 줄여주어 금지는 설희의 곁에 늘 있을 수 있었다. 금지가 처소의 문을 연 순간, 설희는 경련을 일으켰다. 작은 소리와 빛에도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던 의녀의 말을 잠시 잊은 탓이었다. "설희야 !! 설희야 !! 왜그래 ! 의녀 !! 의녀를 불러줘요 !!" 금지는 경련을 일으키는 설희를 붙잡고는 울며 소리쳤다. 다행히 설희를 진단하러 온 의녀가 금방 설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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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게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온 힘을 입에 쏟는 것처럼. "...저는 궁녀이고.....구, 궁녀...는 ... 임..금님의....여자...입...니..다.... 허..나.. 이말...은...하고....싶습니...다.... 사...상진아.....널....만...나서.....참....기뻤어...." 설희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아버렸다. 설희의 말을 들으며 눈물을 보이던 상진은 급히 설희의 맥을 짚어보았다. 더이상 뛰지 않았다. 아주 힘겹게 였지만 그동안 쉬지않고 뛰고 있던 맥이.. 멈추어 버렸다... "항아님 !! 설희야.. !! 죽으면.. 죽으면 안돼 !!!" 한 사내의 울부 짖음이 들리고. 두 여인의 눈물이 바다를 이루고. 세상의 시간이 조금씩 지나쳐 갈 때. 꾸미기를 좋아하는 한 여인은 조용히. 아주 조용히. 먼 곳으로 떠나 버렸다. 그 해가 지나고 그 다음해가 지나도록 세상을 떠난 한 여인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1443년 (세종 25)년 "훌륭하오. 훌륭하오. 정말 대단하오 !" 꿈 많은 한 여인이 떠난지도 아홉해가 지났지만, 시간은 아무일 없는 듯 흘러만 갔다. 임금은 자신을 위대함을 뽐내기라도 하는 듯 12월 훈민정음을 편찬 하였다. 그 옆에서 아들을 낳아 수없이 열린 권력의 길을 무시하고 숙원의 자리에서 임금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연이 있었고, 침방에는 아직 나인을 벗어나지 못한 여린 금지가 있었다. 사람을 살리는데 의술을 쓰겠다던 상진은 설희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마음 속에 악을 품지 않았다. 그녀는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그녀는 아직 죽지 않았다. 모두의 마음 속에서 그녀가 사라질 때. 그때. 비로소 그녀는 죽을 것이다. 소설제목 : ※ 궁중여관 (宮中女官) ※ 작가명 : 감기걸린개구리 연재장소 : 기타장르방 총편수 : 총 13편 완결 장르 : 사극 -------- 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 팬까페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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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의 아이 때문에 이미 사내아이를 잊은지 오래였다. ※ 궁중여관 (宮中女官) ※ 설희는 정연이 일하는 모습을 아까부터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정연은 그런 설희가 신경쓰였지만 급히 끝내야 하는 일이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설희는 정연이 의복을 만드는 것을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더니, 정연에게 물었다. "어무니. 그 일이 재밌으셔요 ?" "재미있어서 하는건 아니란다." "그럼 왜 하시는 겁니까 ?" "때론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것이 있단다." "어무니. 제게도 수놓는 방법을 가르쳐 주셔요."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는 정연을 보는 설희의 모습이 참으로 기특했다. 정연은 배움에 욕심이 많은 설희를 보며 대견해했다. "안됩니까. 어무니 ?" "허나. 넌 글공부도 해야하지 않느냐." "그.그치만. 수도 놓고 싶습니다. 저도 어무니처럼 옷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럼 글공부도, 수놓는 것도 모두 열심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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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는 중전의 처소에서 벗어났다. 아직까지 눈물기가 가시지 않는 얼굴의 설희도, 빨갛게 뺨이 부어 보기 흉해진 금지도, 그리고 두 아이들을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는 중전에게도 웃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찌 소식을 들은 것인지 침방으로 가는 길에 상진을 만날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은 것에 좋은 고약을 가져 왔습니다. 바르시지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빨리 낳겠습니다." 상진과 설희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돌았다. 설희는 옆을 돌아 보았다. 어색한 분위기에 금지에게 도움을 청하려던 설희는 금지가 없음을 알아 채었다. "어 ?" "한 나인은 좀 전에 바삐 침방으로 가시는 듯 하였습니다." "아. 그렀습니까. 저. 그럼 저도 가 보겠습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또 혼이 날 것입니다." "몸 조심 하십시오." 설희는 침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침방에 도착할 때 까지도 잘 익은 사과마냥 붉어진 설희의 얼굴은 식을 줄 몰랐다. ※ 궁중여관 (宮中女官) ※ 임금은 근심을 가득 안은 표정으로 아연의 처소를 찾았다. 일에 지쳐 무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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