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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12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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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4pja0c
조회 :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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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마십시오. 울지마십시오. 슬프옵니다." 임금이 보인 눈물에 잠시 당황하던 아연은 곧 입을 열어 말했다. 아연의 눈에 임금이 아이로 보였던 것은 착각일까. "송구하옵니다. 사내가 이리 눈물을 보이니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사내는 사람이 아니덥니까. 임금은 사람이 아니덥니까. 사람이 힘이들고 지칠때는 울어도 괜찮습니다. 그게 누구든 예외는 없습니다. 지치고 힘드실땐 제게 기대시지요." "마음이 편해지게 만드는 묘한 것이 있나 봅니다. 마마님 곁에 있으면 자꾸만 마음이 편해지게 됩니다." "전하. 모든것이 좋습니다. 허나 말씀을 낮추세요. 다른 사람들이 어찌 볼지 모릅니다. 혹여나 다른 사람이 듣고 있지는 않을까 자꾸만 걱정이 됩니다. 전하는 임금이시고 저는 이제 갓 상궁이옵니다." "임금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저는 사내이옵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리 말을 높일 수 없으니 둘이 있을때 만이라도... 둘이 있을때 만이라도 이리 말하고 싶습니다. 이게 편합니다. 이게.. 저희에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전하. 그럼 그리 하시지요. 전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아연은 행복 한 것을 느꼈다. 궁에서 이런 행복을 느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권력이라는 것에는 한치도 관심이 없었다. 그냥 단지 임금과 함께 있으면 행복할뿐이었다. 임금은 아연의 배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생각으로 행복해 보였다. 다른 후궁들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을 때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임금의 얼굴에서 어느새 근심은 사라진 듯 보였다. 설희와 상진의 만남은 잦아 지고 있었다. 설희는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에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준 상진에게는 늘 고마울 따름이었다. 설희와 상진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술은 말입니다. 누가 그랬듯이. 사람을 살릴수도 있지만, 죽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곳에만 써야 합니다. 그리하라고 생겨난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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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 두 딸이 어찌나 똑같은지. 궁생활을 즐거워 하는 설희를 보며 정연은 내심 걱정이 되었다. 1434년 (세종 16)년 6월 장영실(蔣渶實)이 자격루(自擊漏 : 물시계.)를 만들었고, 이 해, 동북면에 6진(六鎭) 설치되었다. 그리고 그 해에. 설희와 금지는 나인식을 치르게 되었다. 설희와 금지가 입궁한지 14년. 20세가 되는 해였다. 머리를 두 갈래로 땋은 후 다시 그것을 틀어 올려 위 아래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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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한성을 다그치자 한성은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저는 한낱 중인이지만, 평소 김판서댁을 자주 왕래하다 아씨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 "김판서댁이 몰락하는 사건을 알게된 저는 혼자 살아남으신 아씨를 그냥 보낼 수 없었습니다. ........목적지도 없고 몇리가 될지 모르는 힘겨운 길임을 압니다. 처음엔 몇일만 보살펴 드리려고 했습니다. ...허나. 힘든 길을 가심에도 항상 얼굴에 웃음을 지우시지 않는 아씨를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생채기가 나고, 몸이 피로하여도 늘 웃는 아씨를 보다 예까지 왔습니다." ".....그러셨습니까." 정연과 한성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열흘을 꼬박 걸어온 여인과, 그 뒤를 ?i은 사내의 발은 퉁퉁 불어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있었다. "송구합니다. 저 때문에 예까지 오셨으니 송구합니다. 고마움을 달리 표현 할 길이 없습니다." 정연은 흙바닥에 큰 절을 올렸다. 한성은 말리다 결국엔 엉거주춤하게 맞절을 하였다. 정연은 알고 있었다. 한성이 열흘 전부터 자신의 앞길을 미리 보살펴 주고 있었음을. ".....저는 이제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하찮은 여인입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래도... 그래도.. 저를 거두어 주시겠습니까." 한성은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정연은 그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한성과 정연이 함께 보고 있는 시내의 물만 크게 일렁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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